[글마당] 흐른 세월
햇볕이 눈부시게 부서지고 있는 한낮 나른한 오수를 즐기시는 아버님 햇볕의 열기는 더해갔지만 내 가슴은 서늘해졌다 많이 늙으셨구나 아들과 점심을 먹은 후 한 잔의 커피 향에 젖은 귓가로 등받이에 편안히 기대어 주무세요 꿈결로 듣는 아들의 말에 어린 시절 주위의 사람들로 아버지를 똑 닮았네 듣던 그 말이 스쳐 잊고 지냈던 흐른 세월 지금 아버지 되어 돌아앉은 아들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느덧, 물음도 갖기 전에 나도 늙었구나… 양기석 / 시인·퀸즈글마당 세월 시절 주위